BAK Chanhee

November 9, 2024

핵심은 사랑이야

최근 10.27 집회 이후, 거리마다 동성애 반대 현수막이 걸렸다. "건강한 가정"을 지키자는 구호 아래, 아빠, 엄마가 있어야만 정상적인 가정이라고 말한다. 이런 현수막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건강한 가정의 실체

"건강한 가정"이라는 말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현실을 무시한다.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가구 형태는 이미 크게 변화했다:
  • 1인 가구 33.4%
  • 한부모 가정 11.2%
  • 조손 가정 1.5%
전체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이른바 "건강한 가정"이 아니다. 그들 모두 건강하지 않은 걸까?

단순한 이분법으로 누군가의 삶을 재단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사랑에서 멀어지고 있다.

본성을 거스르는 것

바울은 로마서에서 동성애를 'παρὰ φύσιν'(파라 퓌신),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라 표현했다. 1세기 로마 사회에서 이는 자연의 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의미했다.
하지만 같은 성경은 이렇게도 말한다:
  •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 (고린도전서 14:35)
  • "남자가 머리를 기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 (고린도전서 11:14)
오늘날 우리는 이 구절들을 문자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다. 시대와 문화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더 나아가 생각해보자:
  • 의학계가 인정하는 간성(intersex)은 어떤가?
  • 태어날 때부터 성별이 모호한 이들도 "본성을 거스른다" 할 수 있을까?
  • 행위를 떠나서, 사랑 자체가 본성을 거스를 수 있을까?

예수님의 방식

성경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갈라디아서 5:14은 이 한 문장으로 모든 율법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예수님은 어떻게 사셨나?
  • 세리와 죄인들의 식탁에 앉으셨다
  •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셨다
  • 나병환자를 만지셨다
  • 사회가 죄인이라 낙인찍은 이들과 함께하셨다
그는 단 한 번도 현수막을 들고 누군가를 정죄하지 않으셨다. 대신 먼저 다가가 사랑하셨다.

사랑으로 나아가기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건강한 가정"이라는 협소한 틀이 아닌,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이 사랑은 판단하지 않으며, 차별하지 않고, 모든 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우리의 과제는 명확하다.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가장 단순하고도 본질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제 현수막을 걷자, 그리고 사랑하자.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나님께로부터 옵니다."
‭‭요한1서‬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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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세상, 단순하게 살아갑니다. 있는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