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sik Kim

July 22, 2023

[조직문화] 가진 것에 멈추는 사람들

대학 교육의 속도

미국 학업 성취도가 최근들어 충격적인 수치로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아이다호 주에서는 대학교가 아닌 고등학교 진학률이 37%대로 하락했다고 하니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고등학교에 가지 않는다면 대학에 갈 수 없으니 대학 진학률은 더 처참한 수준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대학 진학률 하락의 원인을 화이트칼라가 아닌 블루칼라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했기 때문이라 진단합니다.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에 많은 빚을 지고 가지 않아도 충분한 수익을 벌 수 있으니 더 이상 메리트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학력 사회가 빚어낸 대학 교육의 후퇴가 미국 학업 성취도 하락의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대학교에는 '서열'이란 요소가 존재합니다. 서열은 대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치열하게 경쟁하게 만들고,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엔 모종의 혜택을 주기 위한 요소로 굳어졌습니다. 서열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한번 서열이 굳어지면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0년, 아니 5년도 안돼 강산이 바뀌는 현대 경쟁 사회에서 서열의 개념은 수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대학은 교수와 직원에게 정년을 보장하고, 적금 이자율보다 높은 증가율로 등록금을 높이면서도, '교육의 질'이란 추상적이기로는 비교할 수 없는 척도로 명예를 지킵니다. QS Top Universities란 대학교 순위 사이트는 학술적 명성, 구성원 명성, 취업률, 교원당 학생비 등의 기준으로 대학교 순위를 매깁니다. 교원당 학생비를 제외하고는, 저에게는 이 기준들이 '교육의 질' 만큼이나 비본질적인 척도입니다. 그럼에도 매년 학생들은 수억원의 빚을 지며 대학을 다닙니다.

스타트업은 치열한 전쟁터입니다. 작년에는 효과적인 마케팅과 전략으로 시장을 이끌었던 제품이 올해에는 고전합니다. 수많은 새로운 경쟁사가 나타납니다. 오늘은 맞았지만 내일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끊임없이 고려하며 한 걸음을 신중하게 내딛습니다. 그 와중에 핵심을 관통하는 통찰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한 줌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고민합니다.

대학 교육이 스타트업과 같이 빠르게 움직이는 산업의 동향을 좇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전래없이 사회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대학이 그 변화를 반영하는, 그리고 관통하는 교육을 어떻게 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세시대에는 종교와 유럽이 세상의 중심이었고, 중심에 서 있는 자들의 언어인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학습하고, 기독교의 역사를 익히고, 성경의 구절을 암기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이와 같은 교육을 받는다면, 종교에 깊게 헌신하는 사람이라 생각하지, 현대 사회에 필요한 혁신을 이끄는데 필요한 인재라 여기진 않을 것입니다.

가진 것에 멈추는 사람들

비즈니스 미팅을 가거나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종종 어떤 부류의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가진 것에 멈추는 사람들입니다. 이전에 창업을 해 보았거나, 높은 직위의 직책을 경험했거나, 뛰어난 학력을 지닌 분들에게서 주로 멈춰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들은 주로 타인의 비즈니스를 섣불리 판단하거나, 개인의 경험을 과소평가하거나, 스스로의 성취를 과대평가합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환경, 상황, 지식을 자신이 가진 것에 비해 가치가 낮다고 느낍니다.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을 잃어버린 셈입니다.

과거 모두에게 인정받으며 일을 했다 하더라도 그곳의 속도는 지금, 여기와 달랐을 것입니다. 스타트업을 성공하게 만들 요인은 있지만 필승전략은 없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그리고 끊임없이 학습해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의 저는 작년의 저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며, 내년의 저와도 완전히 다를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가진 것에 멈추지 않는 조직 문화, 끊임없이 도전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려 합니다.

Ilsik(Dan) Kim
Entrepreneur | Software Engineer

About Ilsik Kim

Hey, welcome to my newsletter. I write short thoughts, mostly about startup, product, software, and workout. If you're interested in my newsletter, please subscribe.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