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1, 2023
벌써 네달이라니
정신없이 일을 하지만, 그래도 조금 강하게 마음먹으니 이렇게라도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감사한 시간입니다. 내 일을 하겠다고 회사를 뛰쳐나왔는데, 내 일을 하는 게 이렇게 힘들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도움을 주지만, 그 와중에 모든 일을 나와 공동 창업자가 쳐내야 한다는 게 어마어마하게 힘드네요. 앤틀러 프로그램에 합류한 게 3월, 피카디 팀에 합류한게 7월이니 벌써 4달째 같은 팀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고작 그 몇 달 사이에, 정말 말도 안되게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에요. 한동안 개발과는 담을 쌓고 사업에만 몰두하다가도, 이젠 다시 죽기 살기로 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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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9, 2023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
Jason Fried의 Rework에서 나온 "칵테일 파티에서의 낯선 사람들"이란 문제는, 새로운 얼굴들이 주변에 너무 많이 보여 친한 사람들끼리 나눌 만한 열띤 토론과 속 깊은 대화가 사라지는 것을 말합니다. 회사에서는 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을 단기간에 채용할 때 벌어지는 문제라고 합니다. 저는 단지 많은 사람들을 빠르게 채용한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느낍니다. 보통 신입/주니어 개발자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채용 담당자들은 한 명의 개발자가 수많은 회사에 지원하고, 따라서 담당자들은 부적합한 후보자들을 어떻게 '걸러낼지' 고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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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 2023
공동 창업자의 존재 이유
스타트업은 그 박진감, 화려함, 도전정신과 같은 기대와, 이면에 숨어있는 빙산과의 괴리가 굉장히 심한 곳입니다. 며칠 밤을 새면서 데모데이 발표 준비를 하고, 고객의 요구에 맞춰 허겁지겁 제품을 만들며, 팀원들과의 멘탈 전투를 끊임없이 벌이는 와중에도 시간은 지나갑니다. 창업가들 사이에서 굉장히 많이 듣는 말은, 시간은 절대로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당장 중요한 사람이 회사를 나가서 쓰러질 것만 같고, 고객사가 이탈해도 시간은 멈춰있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도움을 요청할 사람들은 많아도, 실제로 일을 해결할 사람은 창업자 자신입니다. 이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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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8, 2023
[스타트업] 함께 일하고 헤어지는 법
회사 구성원 중 한 분이 떠났습니다. 피봇팅을 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피봇 이후 사업과 제품 방향성이 크게 변하면서, 그분께 기존에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드려야 했습니다. 공동 창업자 사이에서는 믿을만한 분, 사업에 적극적인 분으로 평이 나 있었지만, 다른 일을 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셨습니다. 오히려, 그분께서 자신이 나가고 새로운 분이 오는 게 좋은 결정이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아쉽지만, 우리는 그분을 보내드리는 게 지금 가장 나은 판단이라 생각했고, 그 분을 내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나가는 자가 있다면, 남는 자가 있고 보내는 자가 있습니다. 회사를 구성하는 모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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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0, 2023
[스타트업] 팀의 성공 기준
커리어를 쌓으며, 역량을 높이는 데에만 집중했던 나날에는 나의 성공 기준이 일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했습니다. 연봉을 높이고, 기술력을 쌓고, 나의 네트워크를 늘리면 그것이 성공에 가까워지는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팀이 모여 무언가를 만들어보니, 각자만의 성공 기준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게 옳지 않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합니다. 어떤 사람은 눈앞의 이익을 좇는 게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어떤 사람은 당장 이상을 좇는 게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동의를 얻고 판단하는가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팀원들의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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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6, 2023
[스타트업] 헌신을 악용하지 않는 문화
근래에 재밌게 읽은 책 중 조나단 말레식의 '번아웃의 종말'이 가장 인상깊게 남아 감상을 적어봅니다. 그는 미국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였으나, 번아웃으로 종신교수직을 그만두게 됩니다. 교수직을 그만두기 전에 번아웃을 극복하고자 안식년 동안 농장을 운영하고, 무직 휴가 반 년을 오롯이 휴식에 쏟았지만 일에 복귀한지 2주 만에 또 다시 번아웃을 겪고 바로 그 다음주에 교수직을 내려놓습니다. 그는 교수 이후의 삶을 또 다시 다른 종류의 번아웃으로 채우지 않고, 그가 겪었던 증상들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연구합니다. 그는 번아웃의 주요 3대 증상을 소진, 냉소주의, 비효능감이라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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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 2023
[역도] 몸의 탄력성
종종 제가 즐겨하는 취미로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역도는 제가 4년 넘게 즐긴 운동입니다. 역도는 극한의 집중력과 기술을 요하는 운동입니다. 앞으로 운동을 즐기면서 느끼는 점들에 대해 계속 글을 쓸 예정입니다. 역도는 중력을 이겨내고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운동입니다. 이를 위해, 역도 선수는 효과적으로 무거운 물체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두 가지 동작을 훈련합니다. 인간이 찾아낸, 인간의 몸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내는 비법은 바로 몸의 탄력성입니다. 인간의 몸은 단단한 뼈와 지방, 그리고 탄력적인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뼈와 뼈는 근육과 함께 관절이란 부드러운 마디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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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7, 2023
[스타트업] 모든 걸 포기한다는 것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낯선 누군가와 몇 번 대화를 나누고 나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힘겹게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연봉을 높이고, 돈을 모아 나를 꾸미고, 내가 사는 모습을 꾸미는 일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도전적인 인생'이란 모습을 떠올렸지만, 그렇게까지 구체적인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나 자신의 본질을 찾고 싶다는 것, 그 뿐이었습니다. 창업하시는 분들을 보면 종종 저마다 굵직한 기준이 있는 분들이 보입니다. 돈, 관계, 직위, 미래 등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과는 조금 다른 결입니다. 저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 또한 저에게서 비슷한 체취를 느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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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7, 2023
[스타트업]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기분이, 그리고 현실이 어떤 것인지 써놓은 글들을 종종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단지 대기업의 축소판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흔히 듣습니다. 저는 최윤섭의 '그렇게 나는 스스로 기업이 되었다'에서, 지금 제가 스타트업에서 경험하는 것들의 그 절절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았습니다. 대학교 때였지만, 너무나 감명을 받아 북 사인회에도 참석해 그의 스토리를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회사에서 일을 하며 비효율을 참고 살아가는 것, 나의 우선순위에 따라 살지 못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삶의 주인공일 수 없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고 결국 자신의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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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2, 2023
[조직문화] 가진 것에 멈추는 사람들
대학 교육의 속도 미국 학업 성취도가 최근들어 충격적인 수치로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아이다호 주에서는 대학교가 아닌 고등학교 진학률이 37%대로 하락했다고 하니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고등학교에 가지 않는다면 대학에 갈 수 없으니 대학 진학률은 더 처참한 수준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대학 진학률 하락의 원인을 화이트칼라가 아닌 블루칼라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했기 때문이라 진단합니다.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에 많은 빚을 지고 가지 않아도 충분한 수익을 벌 수 있으니 더 이상 메리트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학력 사회가 빚어낸 대학 교육의 후퇴가 미국 학업 성취도 하락의 원인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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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8, 2023
[스타트업] 성장의 무게
개발자들은 특히 '성장'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듯 합니다. 아무래도 프로그래밍 언어, 주로 쓰는 기술, 다루는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늘지 않는다는 게, 요리 실력이 느는 것 보단 더 잘 느껴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성장은, 회사에서 한 명의 개발자로서의 성장과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 회사에서는 성장의 속도와 뱡항이 주된 관심사였다면, 스타트업에서는 그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내가 지금 성장하지 않는다면, 고객에게 전달하는 제품의 속도와 완성도가 영향을 받고, 결국 사업의 방향까지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점은 성장의 가장 큰 자극제가 되지만, 한 편으로 내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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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7, 2023
[생산성] 집중력에 대하여
저번 글에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Flow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칼 뉴포트의 Deep Work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주제를 관통하는 한 문장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자원은 집중력이다" 입니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출퇴근 시간에, 그리고 자기 전에 틈틈이 무언가를 보고, 듣습니다. 주로 유튜브 영상을 감상하거나, 웹툰을 보거나, 인스타그램을 볼 때가 많습니다. 이때 우리는 '집중력'이란 자원을 소모합니다. 하루에 주어진 집중력은 정해져 있습니다. 인간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하루에 소모할 수 있는 집중력의 수를 늘리는 데엔 한계가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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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5, 2023
[생각정리] 무언가에 집중한다는 것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Flow는 아마도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 Flow에서, 인간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한계에 다다르는 측면이 각각 다르다고 합니다. 정신적으로 힘들지만 달성할 수 있는 목적에 집중할 때 인간은 가장 행복을 느낀다는 칙센트미하이의 주장은, 저에게 가장 중요한 인생의 목적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일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세상에 가치를 만들, 의미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 목적에서 '일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함께 일할 동료들, 일을 방해하지 않을만한 경제적 여건, 건강, 그리고 가족관계가 있습니다. '의미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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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4, 2023
[프로덕트] HEY의 제품 철학
HEY의 제품 철학 HEY는 계정을 만들고 결제하면 뉴스레터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world@hey.com으로 수신자를 두면, 나만의 뉴스레터를 손쉽게 작성해 구독자에게 발송합니다. 제가 이렇게 뉴스레터를 작성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뉴스레터 이야기를 하고, 인터넷의 발명 이야기를 하면 저조차 굉장히 진부한 전개라 느껴집니다. 하지만, 제가 블록체인이란 새로운 기술에 매료된 이유는, 그 기술이 어느 익명의 개발자와의 이메일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주고받다, 그게 프로젝트가 되고, 또 산업이 되는 과정은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흥분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제품에 담긴 철학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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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8, 2023
5분만 있어봐! by Jason Fries
“아이디어를 뭉개는 건, 남의 돈을 쓰는 것 만큼이나 쉽다.” Jason Fries의 Give it 5 minutes 라는 글에서 따온 말입니다.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뭉쳤을 때, 함께 세상을 바꾸는 생각을 하는 것은 굉장히 재밌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세상을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해왔던 조직, 살아왔던 삶에서 터득한 지혜가 그것을 알려줍니다. 그래서일까, 차라리 젊은 나이에 사업을 하고, 젊은 나이에 도전을 하는 게 외려 사업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말도 간간히 들어본 듯 합니다. 세상에 대한 감, 사업에 대한 확실성 등을 경험으로 터득하기 전에 몸으로 부딪치는 게 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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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일식입니다. 이렇게 첫 뉴스레터를 쓰게 되네요. HEY는 정말 신세계입니다. 낭만이 넘치지만, 한켠으론 파워풀하네요. 앞으로 가끔,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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