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sik Kim

September 2, 2023

공동 창업자의 존재 이유

스타트업은 그 박진감, 화려함, 도전정신과 같은 기대와, 이면에 숨어있는 빙산과의 괴리가 굉장히 심한 곳입니다. 며칠 밤을 새면서 데모데이 발표 준비를 하고, 고객의 요구에 맞춰 허겁지겁 제품을 만들며, 팀원들과의 멘탈 전투를 끊임없이 벌이는 와중에도 시간은 지나갑니다. 창업가들 사이에서 굉장히 많이 듣는 말은, 시간은 절대로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당장 중요한 사람이 회사를 나가서 쓰러질 것만 같고, 고객사가 이탈해도 시간은 멈춰있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도움을 요청할 사람들은 많아도, 실제로 일을 해결할 사람은 창업자 자신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보상에 대한 어떤 기대치 없이, 오로지 신뢰만으로 이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사람이 공동 창업자가 아닐까 합니다.

세상은 냉혹합니다. 당장 일이 너무 많아서, 돈이 없어서, 내가 무너질 것만 같고 회사가 문을 닫을 것만 같아도 아무도 공감해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부모조차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잘나가는 스타트업의 CEO, CTO가 모든 일을 내팽겨치고 물심양면 도와주진 않습니다. 도와줄 수도 없습니다. 스타트업의 바퀴는 고객사가 생기면서 비로소 굴러갑니다. 우리가 찾은 세상의 문제에 대한 솔루션은 우리가 가장 깊게 알고 있습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쏟으니까요. 솔루션이 맞지 않다면, 그것 또한 우리가 가장 먼저 알고 있습니다. 창업자가 솔루션에 대한 믿음이 가장 크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고객사에게 우리가 풀 문제와 솔루션을 가장 잘 호소할 수 있는 것도 창업자입니다. 그렇게 호소하고 계약을 한 순간, 회사는 비로소 존재 가치를 증명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버릴 수 없는 의무가 생깁니다.

박지웅의 이기는 게임을 하라에서, 그는 남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선 양이 우선이고, 전략은 그 다음이라 했습니다. 즉 남들이 10시간을 일했는데, 8시간만 일하면서 그들을 전략적으로 이길 순 없다는 것이죠.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몸이 두개일 순 없습니다. 공동 창업자는 창업자의 마음을 가진 두 명의 몸이 되는 것입니다.

Ilsik(Dan) Kim
Entrepreneur | Software 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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